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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그리고 생물학

노화의 원인을 알면 젊어지는 것이 가능할까: 역노화 최신 연구 소개

by 프들이 202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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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천형인가 아니면 고칠 수 있는 질환인가? 그리고 고칠 수 있는 질환이라면 항노화(또는 역노화) 작용을 통해 젊어질 수 있는가?

진시황까지 언급하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건강한 노년을 꿈꾸며 아프지 않고 늙어 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 질환과 같은 주요 사망 원인에 해당하는 심각한 질환뿐만이 아니라 치매 등의 퇴행성 질환까지 너무나도 많은 질병들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이유 만으로 사람들의 건강한 노년의 삶을 방해를 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질병뿐만이 아니라 그냥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약해지며 관절과 뼈도 약해져서 쉽게 넘어지고 잘 까먹으며 실수도 많아지는 것을 뜻하는 것을 다들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진짜 노화라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받아들여야만 하는 운명과 같은 것일까요? 아니면 항노화를 통해 역노화가 가능한 것일까요? 최근 연구결과들에서는 이에 대한 반례를 찾아내고 노화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노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밝힌 논문과 이를 바탕으로 최신의 연구 동향을 정리한 동향 보고서가 있어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바이오인 동향보고서 2023년4월

바로 왼쪽의 "BioInpro 2023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세포 역노화 연구 및 산업 동향"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올해 초 세계적인 학술지인 Cell 지에 발표되었던 논문의 1 저자인 양재현 하버드 의대 박사가 정리하여 보고한 것입니다. 양재현 박사는 앞서 소개했던 글인 노화의 종말 포스팅(2023.08.18 - [건강 그리고 생물학] - 영양제와 생활 습관으로 젊어질 수 있다: 노화의 종말)에서 언급한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랩에서 연구하고 있는 책임 연구원으로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와 함께 발표한 논문입니다.

 

우선 노화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할 텐데요 놀랍게도 노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2022년에 Liu 그룹은 노화의 특징에 대해서 분자 수준, 세포 수준, 시스템 수준에서 노화의 특징을 10가지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아래에 별도로 정리) 이 특징들을 보면 결국 잘 조직화돼서 작동을 하던 생명체의 장치들이 어느 순간부터 고장이 나서 조직화가 깨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비유하자면 처음 새 차를 샀을 때는 아주 멀쩡했던 우리 차가 어느 순간부터 삐꺽 거리는 소리가 나고 엔진 출력도 떨어지고 손잡이도 덜컹거리고 냄새도 나는 등의 현상이 관찰된다라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바로 이러한 노화와 관련되어서 유전자의 변형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가 궁금한 상황이었습니다. 노화의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위의 자동차 예를 들어서 계속 설명한다면 문이 삐걱 소리가 나는 것이 차가 낡은 원인인지 엔진에서 덜덜덜 소리가 나는 것이 원인인지 등을 밝히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2006년 일본의 혁신적인 연구로 유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야마나카 팩터 (OSKM 네 개의 팩터)가 발견이 되었고 이를 통해 세포 수준에서는 세포를 말 그대로 역노화(cell rejuvenation)시켜 0살로 만드는 것이 증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0살이 된 아기 세포는 다시 분화하여 여러 가지 세포도 될 수 있지만 암세포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0살이 되는 순간 그 전의 성체세포(분화가 완료된 세포)들이 가지고 있던 갖가지 능력들 (뇌세포, 간세포, 심장세포, 근육세포 등의 능력)을 모두 잃어버리는 순백의 순수하기만 한 세포이다 보니 노화라는 질환을 역노화시켜 치료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과하게 어려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네 개의 유전자를 변형한다는 것은 또 유전자를 변형하는 것이었는데요 유전자라는 것은 부모에게서 받으면 변동 없이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유전자 도입을 한다는 것은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의 유전자를 모두 바꿔야 한다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노화가 유전자 때문이라면 그 치료방법을 안다고 하여도 실제로 인간에게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양재현 박사와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의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은 유전자 변형 때문이 아니라 후성유전학적인 변화 때문에 노화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후성유전학적 변형은 유전자가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삶의 행동변화 등을 통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데요 이 연구에서 혁신적인 점은 저분자물질 다른 말로 약이나 영양제를 통해서 이러한 항노화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아플 때 약을 먹으면 바로 반응이 일어나는 것처럼 노화라는 질환도 후성유전학적인 무질서도의 증가를 막는 저분자물질을 먹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즉 항노화(또는 역노화)가 가능하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그래서 진짜로 우리가 젊어질 수 있는 거야?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그렇다고 답변드리기는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노화의 특징들 중에서 어떤 것이 원인인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서 증거가 나온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후성유전변이를 통제하였을 경우 어디까지 노화를 막고 역행할 수 있는지가 밝혀져 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하다고 믿는 순간 질문은 끝이 납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왜라는 질문과 함께 계속해서 도전해 나가는 과학자들과 과학적 산물들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어 나가는 공학자와 꿈을 실현해 가는 회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아래는 인용한 bioin 보고서에서 나온 노화의 특징, 노화의 정의, 항노화의 정의를 옮긴 것입니다.

  • 노화의 특징:

Liu그룹의 최신 총설에서는 이러한 연구를 종합하여 10가지 노화의 특징들을 정의한 바 있다(그림 1, Gao et al., 2022). 즉, 노화의 증거로서 분자 범주에서는 유전체 불안정성(genomic instability), 텔로미어 길이감소(telomere shortening), 후성유전변이(epigenetcic alteration), 단백질 항상성 상실(loss of proteostasis), 자가포식(compromised autophagy),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mitochondrial dysfunction) 등의 특징을 정의했고, 세포 수준에서는 세포노화(cellular senescence), 줄 기 세 포 고 갈 (stem cell exhaustion)변 화 된 세 포 소 통 (altered intercellular communication)등의 특징을 꼽았으며, 마지막으로 시스템 범주에서는 영양 불균형 (nutritional dysregulation)을 노화의 특징으로 정의하였다.

  • 노화의 정의: (Gao et al.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2022)

노화는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손상이 축적되어 모든 장기 시스템에 걸쳐 점진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신체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 항노화의 정의

학계에서는 항노화를 노화 과정을 지연하거나 예방하거나 노화 현상을 역전(역노화)시키는 것으로 정의하며, 산업계에서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나 노화 관련 질환을 조기에 탐지하고 예방하여 관리 및 치료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보고서 원문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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